계획된 공원 (Planned Park)

박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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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된 공원 (Planned Park)

박승진

2017 ㅣ Color ㅣ Single Channel ㅣ 4‘30“ㅣEdition 1/5



도시인의 터전이자 낙원으로써 상정된, 끈적한 액체로 채워진 공간의 의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계획된 도시 안의 공원은 다소 어두운 푸른 빛의 액체로 가득 찬 인공적인 낙원으로 제시된다. 그 안에 존재하는 인간은 분절되고, 복제되고, 기이한 모습으로 뒤틀리고 교접되는 등 오늘날 도시에 사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시각화하여 보여주고 있다. 작가가 상정한 오늘날의 낙원은 영원한 삶과 기쁨을 약속해주는 신의 존재도, 생명을 유지하고 삶의 달콤함을 채워줄 풍부한 자연의 목초지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다. 하늘에는 한줄기 선명한 햇빛과 구름이 가득하지만 그 공간은 음울한 어둠의 폭탄과 수류탄으로 차 있다. 그 곳은 동시다발적으로 새빨간 폭발이 일어나고 끈적거리는 푸른빛의 액체로 가득한 상태의, 계획적으로 조성된 공원, 즉 인공의 공간(Artificial Place)일 뿐이다. 그 안에서 구성원들은 만족스러운 일상과 여유로운 여가를 보내는 듯 보이지만, 정신적 마비 속에서 그 신체는 분절되고, 뒤틀리고, 복제된다. 작가는 이와 같은 현 세대의 마비 상태를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저서이자 현대 사회의 유동성과 불확실성을 통찰하는 『액체근대』 에서 영감을 받았다. 낙원으로 상정된 「계획된 공원」의 공간이 비옥한 땅과 열매가 아니라, 끈적끈적한 푸른 빛의 정체 모를 액체로 가득 채워진 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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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전시는 < 2020년 청년예술청 작품(미디어·영상) 구매사업 >을 통해 선정된 26점의 작품을 전시 및 상영하는 기획전시입니다.